Windowed by GLAM GOULD

1. 멈춤 (2021년 7월 16일)

장마라더니 비는 안 오고 유례없는 폭염만 계속되고 있다. 지글거리는 듯한 창밖의 세상이, 지독히도 선명히 각인된 채로 멈춰있다. 강렬한 햇빛은 차창에 부딪혀 깨지고 그 파편은 도로를 메우고 끝없는 곡선을 그린다. 수많은 유리창 뒤엔 그 가짓수만큼이나 많은 수많은 이야기와 삶들이 숨겨져있다. 모든 것이 끝없는 반복이여서 오히려 멈춰있는 것만 같다.

2. 틈 (2021년 8월 31일)

장마가 지나간 후에 '두 번째 장마'가 찾아왔다. 이것 역시 유례없는, '예측'을 깨는 일이라고 한다. 마땅히 와야할 날들에 오지 않는 비는 기다려졌었는데, 예상 밖의 비는 불편한 손님같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쳐진다. 빗 속에 갇힌 나는 이제는 날씨조차 가질 수 없다. 창문을 사이하고 쏟아지는 빗줄기는 허공의 틈처럼 나를 본다. 나는 나의 틈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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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re all travel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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